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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수험생에게 부치는 편지 덧글 0 | 조회 305 | 2020-11-27 06:46:58
별사랑  

수능시험을 며칠 앞두고 있는 수험생 여러분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하고 싶어 이 편지를 씁니다. 지금 이 순간, 많이 초조하고 긴장되죠. 그동안 수험생 여러분과 함께 마음을 졸여왔을 가족들과 선생님도 같은 마음입니다. 오늘의 이 불안과 초조를 털어내고 하루 빨리 속 편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여느 해 같으면 진작 치렀을 수능인데 코로나19로 늦어졌습니다. 이 결정이 옳았는지 돌아봅니다. 하루라도 빨리 그 무거운 책가방을 내려놓게 하고 싶었는데 더 오래 그 짐을 지게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사정은 여러분도 이해할 겁니다. 그 결정을 할 때만 해도 학습 결손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도 시험 일정을 늦추자는 의견이 많았었다는 것을요. 그래도 이맘때면 잠잠해질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상황이 되고 나니 차라리 예정대로 보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때늦은 후회마저 듭니다.

돌아보면 수능시험이 연기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7년, 수능시험을 하루 앞두고 ‘포항지진’으로 갑자기 연기가 되었었죠. 지진도 그렇고 코로나19도 그렇고 당장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게 마음이라도 편안해질 것 같습니다. 그 마음이 시험에 임하는 가장 좋은 자세이기도 합니다.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니라고, 인생 자체가 시험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말이 여러분에게는 어떤 위로와 격려도 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압니다. 시험 성적이 절대적인 가치로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이 현실이 너무 답답하고 싫습니다. 수험생 여러분도 오늘의 교육 현실에 울분이 터지기도 할 겁니다. 거부할 것을 거부하고, 저항할 것에 저항하며 우리 교육을 바꿔가기 위한 노력으로 그 울분을 승화시키면 좋겠습니다. 평생 해야 할 공부가 즐거워지도록 말입니다.

그래서 당부합니다. 당장 코앞에 다가온 시험에 주눅들지 말기 바랍니다. 수능도 그동안 봐왔던 숱한 시험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심호흡 크게 하고 어깨 쫙 펴고 당당하게 보면 됩니다. 그렇다고 요행을 바라서도 안 됩니다. 어쨌거나 수능은 로또가 아닌 것만은 분명합니다. 수능이 끝났다고 너무 요란떨어서도 안 됩니다. 지금 상황이 어떻다는 건 여러분도 잘 알 겁니다. 올해 제대로 치르지도 못했던 졸업식과 입학식을 해가 바뀌면 치를 수 있도록 학교의 일상도 우리가 살려내야 합니다.

그래도 초조하다면 시험이 끝나고 무엇을 할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아 언뜻 떠오르지 않을 겁니다. 일단 부족했던 잠부터 실컷 자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로 마음 놓고 나가서 놀 수도 없으니 심심하기도 할 겁니다. 그렇게 못 견디게 심심해질 때까지 자신을 내버려 두면 좋겠습니다. 그때쯤, 여러분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차분하게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스무 살, 이제 어른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곱씹게 될 겁니다..

수능시험을 떠나 여러분의 스무 살, 어른 됨을 축하합니다. 이왕이면 여러분이 노력한 만큼 좋은 결실을 거둬 기분 좋게 어른이 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을 응원한 모든 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해 주기 바랍니다. 수험생 여러분,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잘 버텨 주어서 고맙습니다.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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