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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이날'] 11월 28일 '눈가림 환경행정' [기타뉴스] 덧글 0 | 조회 234 | 2020-11-28 00: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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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30년 전 오늘 경향신문에는 ‘눈가림 행정행정’이라는 제목의 사설이 실렸습니다. 환경부의 전신인 환경처가 당시 낙동강, 한강을 포함한 4대강의 중금속 오염 사실을 감추고 있다가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사건에 대한 사설이었습니다. 사설의 일부를 옮겨봅니다.

쉬쉬할게 따로 있지 국민의 건강·생명과 직결된 식수원의 중금속 오염사실을 어찌 쉬쉬할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환경오염을 감시·적발·공표하는 일이 본분인 환경처가 4대강의 중금속검출사실을 발표않고주저하다가 국정감사자료를 통해 뒤늦게 밝혀져 의혹을 사고있는것은 납득할수없는 일이다.

이번에 환경처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의하면 부산·경남지역주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에서 맹독성중금속인 6가크롬과 카드뮴이 0·025ppm까지 검출되었다는것이다. 또 한강 본류인 영등포·가양·행주 등에선 인체에 위험한 비소가 최고 0·19ppm검출된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강의 지류인 왕숙천과 굴포천에서는 납(鉛)이 환경기준치인 0·1ppm을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낙동강과 한강물이 이처럼 유해중금속에 오염되어 있는데도 환경처는 지난 7월까지「4대강본류 전수역에 걸쳐 중금속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가 8월에 와서야 구포 지점 6가크롬0·01ppm, 9월엔 0·043ppm검출로 발표했다. 물론 4대강에서 검출된 중금속의 농도가 아직은 환경기준치를 초과하지 않고 있어 당장 위험한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록 미량이라도 식수원에 유해 중금속이 들어있다면 이를 즉각 국민에게 알리고 대책을 세우는것이 환경처가 마땅히 할일이다. 그런데 그런 오염치의 발표를 유보한 까닭은 무엇인가. 환경처 당국은 이에 대해 지난 4월까지 두차례 낙동강에서 6가크롬이 검출되긴 했으나 두번만으론 측정의 신뢰성이 미흡해 발표에서 뺐다가 8월에 다시 검출돼 발표하게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말하자면 식수원의 중금속 오염 사실이 몰고올 파장을 생각해 신중을 기하느라 발표가 늦어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그것은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않는다. 만일 국회가 4대강 수질오염도에 관한 국정감사 자료를 요구하지 않았어도 환경처가 스스로 발표했을까 하는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하략)

위의 사설 내용에서 볼 수 있듯 당시 환경처는 1990년 당시 실시한 4대강 수질검사에서 6가크롬과 비소, 카드뮴 등 중금속을 검출했지만 이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국정감사 때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눈가림 환경행정’이라는 비판까지 받게 된 것입니다. 그해 검출된 중금속은 당시의 기준치를 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당시 환경처는 이를 쉬쉬하면서 오히려 문제를 키운 측면이 있습니다.

현재는 4대강 주요 지점의 수질 정보를 누구가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당시는 관계 공무원이나 전문가 들을 제외하곤 수질 정보를 접하기는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게다가 당시는 현재와 같은 자동측정망을 통해 기업들이 오·폐수를 하천에 무단투기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시절도 아니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기업들이 암암리에 오·폐수를 하천에 그대로 방류했고, 주요 하천의 수질은 지금보다 훨씬 나쁜 상태이기도 했습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가 경향신문에 기고한 내용에 따르면 1990년은 환경청이 환경처로 승격되고, 국가 주요 목표에 환경보전이 포함된 해이지만 정책과 실천은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처럼 눈가림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이후에도 우리 사회의 하천 오염에 대한 경각심은 그다지 높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년 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낙동강 페놀 사건이 터지게 됩니다. 홍 교수가 기고한 내용 중 일부를 아래에 옮겨봅니다.

1991년 3월 낙동강 페놀오염 사건이 터졌다. 대한민국 역대 최악의 환경사고다. (중략) 낙동강에 뿌려진 유독물질 페놀은 대구와 부산을 포함한 영남권 500여만명의 식수원을 더럽혔다. 수많은 주민들이 건강피해와 유산을 호소했고, 전국에 걸쳐 OB맥주와 두산그룹에 대한 항의시위가 잇따랐다. 이 사건은 모든 종이신문의 1면을 장식하면서 국민에게 수질 문제의 심각성을 각인시켰다. 두산전자에 대한 조업중단 명령이 수출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 등으로 조기 철회된 후 1991년 4월 2차 유출이 발생했다. 환경부 장차관이 경질되고 두산그룹 회장이 사임했다. 페놀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수질환경보전법 등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했고, 수많은 환경관련 법령을 새롭게 제정하는 촉매로 삼았다.

이 내용을 보면 당시 정부는 페놀 사태로 인해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삼는 영남권 주민들의 건강이 큰 해를 입었음에도 두산그룹에 솜방망이 처벌만 했다가 2차 유출 사태를 만들어냈습니다. 당시 환경처를 비롯한 정부의 환경오염 대책은 눈가림 행정을 넘어서 시민들을 속이고, 해를 끼치는 악한 행정이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30년이 지난 지금 정부의 하천 오염에 대한 대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4대강사업으로 인한 수질 악화와 생태계 파괴의 여파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의 4대강 복원 및 재자연화를 위한 움직임은 굼뜨기 짝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일부 강에서 보 개방과 그에 따른 생태계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보라는 이름으로 건설된 16개의 댐의 악영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약 1조1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였음에도 수질 개선이라는 주목적은 물론 어떤 경제적 효과도 일으키지 못한 채 녹조와 주변 생태계 훼손만 일으키고 있는 영주댐에 대한 대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30년 전의 눈가림 행정, 악한 행정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히 환경 당국이 사람과 생태계를 위한 하천 보전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30년 전 사설의 마지막 문장으로 글을 맺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내용은 하천 오염은 물론 모든 환경행정에 있어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원칙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환경처는 앞으로 설사 그 오염치의 공표로 국민의 불안·공포감이 증대되는 한이 있더라도 한치의 오차도 없는 발표로 환경행정의 공신력을 높여야만 한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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