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스포츠스타들은 악플(악성 댓글)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일까.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의 소속사가 최근 악플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일부 ‘악플러’들이 선수에 대한 인신공격을 일삼자 명예훼손 내지 모욕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악플러’들은 허위사실유포는 물론 심지어 성희롱까지 일삼으며 선수에게 충격을 안긴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 배구 역사상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로 평가를 받고 있는 김연경은 팬들 사이에서 ‘식빵 언니’로 통할 정도로 실력 못지않게 톡톡 튀는 언행과 개성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식빵 언니 김연경’을 통해 팬들과 지속적인 소통으로 사랑을 받고 있고, 11년 만에 국내리그 복귀 과정에서는 후배들을 위해 연봉을 통 크게 양보하는 등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선수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식빵 언니’로 불릴 정도로 거침없는 표현과 과한 승부욕으로 인해 때로는 원치 않는 오해를 사거나 비난을 받기도 한다.

지난 11일 코트 위에서 보인 행동이 대표적이다. GS칼텍스와의 경기 도중 자신의 공격이 가로막히자 네트를 끌어당기면서 아쉬움을 드러낸 행동이 도마에 올랐다. 그 전에는 공격이 상대 블로커에 가로막히자 공을 코트에 세게 내리치며 과도한 감정을 표출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당시 김연경의 행동을 놓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팬들끼리 갑론을박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김연경이지만 그 중에는 당연히 안티 팬도 존재한다. 김연경이 우리나라 여자 배구를 이끌고 있는 선수임은 분명하나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 중인 흥국생명이 주축 선수이기도 하다. 타 팀 팬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미워 보일 때도 있고, 비난을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비난이 도를 넘었을 때다. 감정 표출이 과했다고는 하나 배구계에서는 국보급으로 평가를 받는 김연경을 향한 도 넘은 인신공격은 다소 충격적이다.

특히 악성 댓글은 불과 몇 개월까지만 해도 한 선수에 고통을 안기며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 넣은 주범이기도 하다.

스포츠 뉴스 댓글을 둘러싼 논란에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들은 뉴스 기사 하단의 댓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악성 댓글로 인해 상처 받는 선수들의 고통이 간과할 수준을 넘었다는 판단이다.

김연경은 최근 고소와 관련해 한 방송 인터뷰에서 “나한테만 피해를 준다면 대응을 안했을 텐데 결국 다른 선수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악플은 당사자 뿐 아니라 제2,3의 피해자도 양산하고 있다.

뉴스 댓글 폐지 이후 4개월 가량이 흘렀지만 스포츠스타들은 여전히 악플과 전쟁 중이다. 표현의 자유는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나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데일리안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