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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논단] 왜 '자유론'을 읽어야 하나 덧글 0 | 조회 27 | 2020-11-30 04:13:14
남포동  

최근 우리 사회에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어느 유명 인사 덕분이 아닌가 한다. 그는 자유론을 인용해 8·15 광화문집회를 정부가 금지한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밀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때는 자유를 누릴 수 없다’면서 이것을 자유의 기본원칙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집회의 자유를 제한한 것은 자유론의 정신과 일치한다.

다만 밀이 두 가지 조건을 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첫째,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게 예방조치를 취할 때 부당하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둘째, 그런 정부의 개입이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변질해서는 안 된다. 문재인정부가 과연 이 기준에 맞게 행동했는지는 국민이 다 알고 있는 그대로이다.

그러나 이 정도 논쟁거리 때문에 자유론을 소환한다면 불후의 명작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자유론은 그보다 훨씬 중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밀은 이 책에서 자유를 어떻게 행사해야 옳은지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삶의 근본 가치를 고민하며 타인에 대한 배려가 참된 행복의 출발점이라고 역설한다. 그는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자유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절제를 모르면 자유를 누릴 자격이 없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전혀 다른 것이다. 둘을 등식화하는 것은 자유론에 대한 모독이다.

밀은 160년 전쯤 영국을 비롯해 유럽의 독자들을 겨냥해 자유론을 썼다. 그때는 민주주의가 막 첫발을 뗄 무렵이다. 밀은 민주주의의 치명적 위험요소를 미리 내다보고 걱정이 많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한국 사회가 자꾸 눈에 아른거린다. 마치 밀이 오늘을 사는 한국인, 특히 한국의 지식인들을 위해 이 책을 쓴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자유론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확증편향의 세태에 심각한 경종을 울린다. 진영논리로 갈가리 찢어져 있는 한국 사회를 향해 진리의 채찍을 드는 것 같다.

밀은 진보적 지식인의 전형이었다. 그는 영국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온몸을 던졌다. 나라의 부름을 받아 하원의원이 된 뒤에는 여성과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했다. 밀은 보수 기득권 세력을 아주 싫어했다. 보수당을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이것이 문제가 되자 “내가 보수당 사람들이 전부 어리석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나는 다만 어리석은 사람은 일반적으로 보수파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조롱했다. 한국의 진보 지식인이 연상되는 발언이다.

그러나 여기에 반전이 있다. 밀은 ‘뼛속’까지 진보 개혁주의자였지만 남의 말을 존중하고 경청했다. 그는 인간이 어쩔 수 없이 불완전하고 유한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내가 절대 옳다고 맹신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한쪽만 쳐다보면 편견과 독단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쪽저쪽 두루 들어야 진실에 이를 수 있다.

자유론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를 꼽으라면 ‘다면성(many-sidedness)’이 아닐까. 세상사는 모두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절대 진리가 없듯이 절대 악도 없다. 아무리 엉터리 같은 말도 100% 틀린 것은 아니다. 부분적으로는 진리를 담고 있다. 그러니 그런 말도 들어봐야 한다. 같은 편 말만 들으면 안 된다. 이것이 자유론의 기본정신이다.

자유론은 한국의 정치인들에게 ‘필살기’를 던진다.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 정당과 개혁을 주장하는 (진보) 정당 둘 다 있는 것이 건전한 정치적 삶을 위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이 상반된 인식 틀은 각기 상대방이 지닌 한계 때문에 그 존재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다음 말이 백미이다. “상대편이 존재하기 때문에 양쪽 모두 건강한 정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촌철살인이다.

밀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틀렸다 싶으면 자기 생각을 바꾸어야 민주주의가 숨을 쉴 수 있다고 했다. 편향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성숙한 토론과 깊은 숙고가 가능하겠는가. 맹목적 믿음이 지배하는 곳에서는 전체주의가 똬리를 튼다. 다수파가 힘으로 밀어붙이는 곳에서는 이성이 죽을 수밖에 없다. 밀이 꿈꾸는 민주주의는 언감생심일 뿐이다. 자유론은 권면한다. 남의 말 좀 듣자.

서병훈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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