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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복 칼럼] 한국 민주주의 아직 멀었다 덧글 0 | 조회 26 | 2020-12-01 02:54:07
미미  

이게 그가 말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냐고 울분을 토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러려고 촛불을 들었나 하는 자괴감에 괴로워하는 사람도 많다. 현 정부와 이전 정부를 조목조목 비교하며 차라리 박근혜 정부가 나았다고 사과하는 글이 서울대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하고 징계를 청구하면 추 장관을 지지하겠다는 풍자성 대자보가 대학가에 나붙었다. 이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로 보면 안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

애써 빚은 도자기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듯이 민주화 운동권 정권이 되레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역설적 상황이다. 법치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법무부 장관은 법으로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리지 못해 안달이다. 물불 안 가리며 온갖 무리수를 동원하는 과정에서 규정과 절차를 무시하고, 관련 법까지 위반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냥개로 써먹을 땐 언제고 이제 와선 애완견 노릇 안 한다고 칼을 들이대고 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대한민국 주권자들은 과반수가 훨씬 넘는 180석 가까운 의석을 민주당에 몰아줬다. 압도적 의석을 무기로 집권당인 민주당은 폭주를 일삼고 있다. 집권당 실세라는 사람들이 내뱉는 거친 언사에서 국민에 대한 예의와 상대편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잘못을 지적하고 문제를 제기하면 되레 언성을 높이고 눈을 부라린다. 독선과 오만이 하늘을 찌른다.

‘설마 이럴 줄 몰랐다’라느니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라느니 하며 변명을 해본들 다 소용없는 일이다. 엎질러진 물이다. 권한을 가졌으면 책임도 지는 것이 주인 된 도리다.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게 차라리 속 편하다.

자기 손으로 선택한 정부에 대한 기대가 번번이 배반당하다 보니 진보든 보수든 정치하는 X들은 다 똑같다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근본적 회의도 제기된다. “민주주의는 지금까지 시도됐던 다른 모든 정치 형태를 제외하면 최악의 정치체제”라는 윈스턴 처칠의 말도 있지만, 민주주의는 본래 불완전한 제도다.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사람을 다치게 하는 날카로운 칼이 될 수 있다.

평생 서양 정치사상 연구에 천착한 서병훈 교수(숭실대 정외과)가 이달 초 『민주주의-밀과 토크빌』이란 책을 출간했다. 정치에 직접 참여하며 민주주의를 깊이 고민했던 두 동시대인인 프랑스의 알렉시 드 토크빌과 영국의 존 스튜어트 밀의 저작과 사상을 꼼꼼히 추적해 민주주의의 가능성과 한계를 파헤친 역작이다.

19세기 초반 미국을 직접 둘러본 토크빌은 미국 민주주의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잘못될 가능성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다수가 지배하는 민주주의는 지배받는 소수와 반대편을 국민의 이름으로 겁박하고 법치를 무력화해 민주 독재로 변질할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평등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가 힘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다수가 생각이 다른 소수를 억압할 수 있는 게 문제다. 다수의 압제 앞에서 개인의 자유와 개별성이 압살 되는 부드러운 독재, 민주주의로 포장한 독재로 전락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2위와 550만 표 넘는 차이로 당선됐고,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당인 것은 맞지만, 그것을 마치 문 대통령이나 집권당 뜻대로 다 할 수 있는 백지수표라고 여기는 것은 다수의 압제가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의 효율성 문제에 주목한 밀은 민주주의의 틀 안에서 숙련된 전문가가 보다 큰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앞장서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대중이 한발 물러서는 지혜를 발휘할 때 민주주의에서도 원활하고 효율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잘난 사람을 끌어내리는 민주주의의 하향 평준화 위험에 대한 경고다.

제도를 운용하는 건 결국 사람이다. 출세와 자기 이익을 위해 힘 있는 쪽에 붙어서 부당하고 비겁한 짓을 마다치 않는 소인배 정치인과 공직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한 민주주의는 제대로 굴러가기 어렵다. 추 장관 편에 서서 윤 총장 등에 칼을 꽂는 검사들과 윤 총장을 ‘대역죄인’으로 몰아가며 추 장관의 칼춤에 장단을 맞추는 집권당 정치꾼들을 보면 숨이 꽉 막힌다. 당장 힘들고, 손해가 나도 소신을 지키는 지조, 배가 고파도 더러운 것은 먹지 않는 기개, 미래와 후손을 생각하는 웅대한 포부, 절제와 관용의 미덕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정치판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한 민주주의는 요원하다. 토크빌이 민주주의의 중요한 조건으로 고상한 습속(習俗)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한탄만 하고 있으면 어느 틈에 민주주의가 독재로 변해 우리 목을 죄어올지 모른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민주주의 말고 우리에게 다른 대안은 없다.

배명복 중앙일보 대기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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