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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용루각:비정도시', 실소조차 나오지 않는 뻔한 액션물 덧글 0 | 조회 20 | 2020-12-03 10:08:24
숨비  

하루가 멀다 하고 갑질 행태가 뉴스 사회면에서 보도되고 있다. '용루각:비정도시'는 이를 모티브 삼아 인맥과 재력을 동원해 법망을 빠져나간 범인들에게 평범한 인물들이 정의를 심판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갑질, 재벌과 조직폭력배의 불법거래, 연예 스폰서, 마약, 성폭행 등 다양한 범죄들이 등장하고, 자경단은 이를 단죄한다. 하지만 엉성한 얼개로 통쾌함은 둘째치고 실소조차 나오지 않는다.

용루각은 겉으로 평범한 중국집처럼 보이지만, 사설 복수 대행 업체다. 직접 복수에 나서는 철민(지일주 분)과 용태(배홍석 분), 계획을 짜는 지혜(정화 분), 해킹에 능한 승진(장의수 분)은 각자 사연을 가지고 용루각에 모인다.

어느 날 철민의 지인 예주(조현 분)가 시체로 발견되고, 재벌 재범(강율)이 마약을 먹이고 희롱하다 일어난 사건이란 걸 알게 된다. 철민은 분노하고 예주의 복수를 감행한다.

이 과정에서 용태는, 자경단이 사건의뢰를 위해 받은 돈의 대부분을 어려운 이웃에게 보내는 것에 불만을 품기 시작한다. 돈이 필요했던 용태는 급기야 자경단의 대척점에 있는 조직으로 들어가게 되고 갈등은 극에 달한다.

'용루각:비정도시'는 범인을 처단하는 자경단의 고군분투를 시원한 사이다 액션물로 만들려는 의도처럼 보이지만, 타격감과 과격함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 범죄자를 폭력으로 벌하는 자경단 역시 범죄자일 뿐 정의로운 인물처럼 표현하는 의도가 모순적이다.

또 여성 캐릭터의 활용이 아쉽다. 지혜의 역할은 특별할 것 없는 계획을 읊거나, 철민에게 호감을 표하거나, 용태에게 차갑게 구는 일 뿐이다. 자경단으로서 두드러지는 활약은 없다. 예주도 성노리개를 찾는 재범에게 끌려가 마약에 취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전반적으로 배우들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극을 끌고가는 지일주는 액션연기는 모자람 없이 소화했으나 눈빛을 이용한 감정연기 전달이 부족했다. 고독해 보이는 눈빛, 분노한 눈빛, 후회의 눈빛 모두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

EXID 정화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자경단에 들어온 사연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리는 신과 철민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신은 서툰 감정이 과다로 보여질 뿐, 공감도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 않는다. 폭주하는 배홍석과 감초연기를 해낸 장의수의 발견이 그나마 '용루각'이 거둔 성과다. 3일 개봉. 러닝타임 94분. 청소년 관람불가.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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