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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대한민국 항공산업 재편, 지금이 기회다 덧글 0 | 조회 2 | 2020-12-03 19:08:24
현빡이  

최근 항공업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자 많이 회자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교세라 창업주이며, 일본항공 회장을 지냈던 이나모리 가즈오다. 2008년 금융위기와 함께 일본항공은 약 2조3000억엔(약 24조원)의 부채와 함께 벼랑 끝에 서게 됐고, 고육지책으로 '경영의 신(神)'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회장을 일본항공 최고경영자(CEO)로 투입하게 된다. 그리고 이나모리 회장 취임 이후 1년 만에 일본항공은 2011년 역대 최대 영업이익(1조1500억원)을 달성했고, 다음 해에 바로 도쿄증시에 재상장됐다.

하지만 기업 파산의 위기를 잘 넘기고 항공업의 성공신화로 불리던 일본항공도 코로나19 앞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일본항공은 지난 2·4분기 1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그 원인을 찾자면 일본항공의 화물사업 부진을 꼽을 수 있다. 일단 일본항공은 현재 보유한 화물기가 한 대도 없다. '경영의 신' 이나모리 회장 주도하에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화물기 10대를 모두 정리했고, 그 이후에도 계속 전용화물기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항공여행 호황으로 흑자였지만, 여객사업에만 집중해온 경영방식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교과서처럼 믿었던 일본항공의 성공신화는 코로나19 시대에는 통용되지 않는 것 같다.

전 세계 52개 상장 항공사의 올해 3·4분기 최종 손익이 245억7800만달러(약 27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우리 국적사들은 유일하게 위기에 더 빛났다. 대한항공은 화물 수송량이 꾸준히 증가하자 지난 4월부터 무급휴가에 들어간 외국인 조종사 일부를 최근 복직시키면서 화물기 운항에 투입했고, 아시아나항공도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코로나19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다. 아울러 올 4·4분기, 내년 상반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블랙 프라이데이와 같은 대규모 세일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성탄절과 백신, 치료제 수송 등 향후 화물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2024년은 돼야 항공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약 43개 항공사가 파산하거나 영업중단을 하고 있는 이 엄중한 시점에 현재의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향후 항공업계는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항공사 간의 구조조정을 통해 규모의 경제 실현과 네트워크 경쟁력 확보 필요성이 커질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전 세계 항공사는 존폐 기로에 서 있다. 우리나라는 이 시기를 항공업 구조재편의 골든타임으로 삼아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공적자금 투입 규모를 최소화해 국민의 부담도 경감시켜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한항공·아시아나의 인수합병은 이런 구조재편에 절호의 기회다. 한때 복수체제로 경쟁하는 것이 항공산업 전체적으로 유리하다는 얘기가 있었으나 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유효하지 않은 명제다. 이제는 양사의 우수한 핵심역량을 합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두 국적항공사가 모두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한항공·아시아나의 합병은 단기적 관점에서 어느 한 집단의 이익극대화를 위해 추진돼서는 안될 것이며 국가, 산업, 경제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과 결과는 훗날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성공신화로 기록될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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