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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언어 기획]⑧ '해운대신도시' 23년 만의 이름 변경.."또, ○○시티?" 덧글 0 | 조회 18 | 2020-12-04 22: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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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부산 해운대구가 신도시 이름을 바꾸겠다며 명칭 공모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세련된 이름으로 지역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취지인데, 센텀시티, 마린시티와 같은 국적불명의 외국어 동네가 또,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이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05년 조성된 수영강 주변 아파트 단지.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센텀시티'가 동네 이름이 됐습니다.

'센텀(centum)', '중심'이라는 뜻의 영어 '센터'를 활용해 만든 단어인데, 정작, 영어에는 없는 말입니다.

비슷한 시기, 수영만을 매립해 만든 초고층 주거단지가 형성됐습니다.

'센텀시티'를 흉내 내듯, 이곳은 '마린시티'로 불렸습니다.

해운대의 대표적인 주거단지 2곳에 외국어 이름이 부여된 가운데, 해운대구가 이른바, '신시가지'라 불리는 '좌동'의 이름도 바꾸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성장 전환점을 만들겠다"는 게 명칭 변경 이유지만, 지역적 특색 없이 또, 외국어 이름이 붙은 동네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영희/부경대 교수 : "국제도시화 해야 하는 해운대니까 더 멋진 이름을 짓고 싶어 하는 욕구는 이해합니다만, 영어로 된 이름은 고급스럽고 우리말로 된 이름은 좀 격이 낮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됩니다."]

한글문화연대는 최근 해운대구에 공문을 보내 "시민 공모를 방패 삼아 도시 이름을 영어로 짓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며, '한국어 사용'을 심사 기준으로 삼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해운대구는 심사 항목에 '우리말 사용'이 없어 심사기준으로 삼기는 어렵지만, 공공기관으로서 올바른 공공언어 사용이 의무인 만큼 심사위원회에 전문기관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홍순헌/해운대구청장 : "외래어 대신 한국어 표현 방식으로 신시가지 새로운 이름을 한 번 지어보자, 그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우리 주민들이 거기 적극 호응한다면 그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년 전 명지국제신도시 이름을 짓겠다며 부산시가 진행한 시민 공모에서는 최종 후보작이 5개로 추려졌지만, 뜻을 도저히 알 수 없는 외국어에, 공공언어 훼손이 심하다는 반발이 있어 결국, 공모가 무산됐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박민주

이이슬 기자 (eslee3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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