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여성 이용자 비율이 높은 스타트업 서비스들이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 이용률과 이에 따른 소비가 여성 소비자들이 남성보다 높은 것이 이유로 꼽힌다.
30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인테리어 스타트업 오늘의집(버킷플레이스)의 지난달 안드로이드 여성 이용자 비율은 71.9%를 기록했다. 대부분 이용자가 여성으로 월간 이용 시간 역시 올 5월 148만 시간에서 지난달 189만 시간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월 거래액 역시 하반기 들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초만 해도 1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오늘의집의 기업가치도 올해 비약적으로 뛰었다. 최근 북미 투자사 본드캐피탈(BOND Capital)과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 등에게 7,000만달러(약 7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평가받은 기업가치만 약 8,000억원을 기록했다. 올 초 기업가치만 1,500억원 안팎이었으니 10여개월 사이 몸값만 5배 이상 오른 것이다.
지역 기반 중고거래 서비스 당근마켓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이 서비스의 여성 이용자 비율도 지난달 기준 57.7%로 남성보다 많다. 지난해 1월 안드로이드 기준 당근마켓의 이용자 수는 135만명이었다. 지난달엔 827만명으로 6배 늘었다.
비슷한 중고거래 서비스 번개장터와 비교하면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번개장터 이용자 중 여성 비율은 49.8%로 남성 비율이 더 높다. 번개장터 이용자 수는 지난해 1월 111만명에서 지난달 157만명으로 1.4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당근마켓과 격차는 24만명에서 692만명으로 크게 벌어졌다.
여성 이용자 비율이 높은 서비스의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빠른 것은 이른바 ‘쉬코노미(Sheconomy)’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쉬코노미는 미국 여성 소비자가 전체 구매 결정에서 85%를 담당하는 등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으로 2010년 미국 타임즈에서 처음 사용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소셜미디어 이용률이 남성보다 여성이 높고 이를 통한 소비 정보 교류가 활발하다”며 “국내의 경우 소셜미디어를 매일 이용하는 여성 비중이 60%로 남성(48%)보다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여성의 경제력 향상과 더불어 온라인 서비스 이용과 충성도, 실제 지출이 남성 소비자보다 더 높다는 것이 쉬코노미의 골자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