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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총수일가, 계열사에 김치·와인 강매해 33억 챙겼다 덧글 0 | 조회 78 | 2021-04-11 15: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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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공정위, 일감몰아주기 21억 과징금ㆍ이호진 전 회장·19개 계열사 고발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들을 동원해 자신의 일가가 소유한 회사가 만든 김치와 와인을 대량 구매하게 하는 방법으로 수십억원의 이익을 챙긴 혐의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계열사들이 품질과 가격 등을 따져보지 않고 총수일가 회사 제품을 대규모로 사들인 행위에 대해 처음으로 공정위의 제재가 이뤄졌다.

공정위는 태광그룹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사익을 편취한 혐의로 이 전 회장과 김기유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 거래에 참여한 19개 계열사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공정위는 총 21억8000만원의 과징금도 부과키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태광그룹 계열사들은 2014년부터 2년간 그룹 내 골프장인 휘슬링락CC가 공급하는 김치를 시중 제품보다 2.5~3배 비싸게 사들이는 데 95억5000만원을 썼다. 앞서 2013년 휘슬링락CC는 티시스에 합병됐는데, 티시스는 총수일가가 지분 전부를 소유한 회사다. 공정위는 이 전 회장이 휘슬링락CC를 전혀 다른 업종인 김치생산에 뛰어들게 한 뒤, 그룹 계열사들에 김치를 고가에 판매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구매량을 할당받은 계열사들은 직원 복리후생비 등 회사비용으로 김치를 구매했다. 휘슬링락CC가 이를 통해 거둬들인 최소 25억5000만원의 이익은 이 전 회장 등 총수일가에 배당 형태로 지급됐다.

총수일가가 소유한 와인회사 메르뱅을 통해서도 같은 방식의 일감 몰아주기가 이뤄졌다. 계열사들은 그룹의 지시에 따라 메르뱅 와인을 선물용으로 46억원어치 구매했다. 시중의 다른 와인들과 거래조건 등을 비교해보는 절차는 없었다. 이 전 회장의 부인 등은 이를 통해 7억5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계열사들이 총수를 정점으로 한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아래서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데 동원됐다”고 말했다. 다른 제품과 합리적으로 비교해보지도 않고 총수일가가 만든 상품을 대량 구매해 부당이익을 제공한 계열사들을 제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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