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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의 우승.. 숫자로 본 리버풀은? 덧글 0 | 조회 82 | 2021-04-12 10:52:36
박명수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이 오랜 시간 기다렸던 리그 우승을 드디어 거머쥐었다.

리버풀의 우승 여정은 험난했다. 리버풀은 1부리그 시절인 지난 1989-1990시즌 이후 단 한 차례도 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가 공식 출범한 뒤에는 북서부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저 멀리 앞서가는 걸 바라봐야만 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유럽클럽대항전 진출도 어려워질 만큼 구단 전체가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독일 출신의 위르겐 클롭 감독이 부임하고 팀이 전면적인 리빌딩에 돌입하면서 구단은 마침내 영광을 되찾았다.

1 -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횟수 外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시즌은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첫 번째 시즌이다.

리버풀은 유독 프리미어리그 타이틀과 인연이 없었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잉글랜드 1부리그에서 총 18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명실상부 최강자의 위용을 과시했다. 당시까지는 독보적으로 잉글랜드 내에서 가장 많은 1부리그 우승을 기록한 팀이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뒤로는 상황이 달라졌다. 라이벌 맨유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그의 '아이들'을 앞세워 연전연승을 거뒀다. 여기에 1996년부터 아르센 벵거가 등장해 초기 프리미어리그는 맨유-아스날 2파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특히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무려 13번이나 타이틀을 가져가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첼시, 맨시티 등 부자 구단주를 앞세운 신흥 강호들까지 치고 올라왔다. 리버풀이 설 자리는 자꾸만 좁아져 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양상은 위르겐 클롭이 부임하면서 서서히 깨졌다. 클롭 감독 아래에서 팀 재정비에 나선 리버풀은 지난 시즌 맨시티와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더니 이번 시즌 기어코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리버풀이 현재까지 리그에서 기록한 패배도 단 '1패'뿐이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28승2무1패의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며 경쟁자들을 일찌감치 따돌렸다. 챔피언의 자리에 오를 자격이 있었다.

3 - 리버풀이 이번 시즌 들어올린 우승컵 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지으며 리버풀은 현재까지 3개의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미 시즌 초반 첼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어 지난해 말에는 카타르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다시 우승하며 이미 2관왕에 올랐다.

애석하게도 2연패를 노렸던 UEFA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잉글랜드 리그컵에서는 나란히 탈락의 쓴 맛을 봤다. FA컵에서도 16강에서 첼시에게 0-2로 패하며 떨어졌다. 하지만 리버풀이 이번 시즌의 막강한 전력을 유지하거나 더 보강한다면 다음 시즌에는 역사적인 트레블(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5 - 클롭 부임 이후 리그 우승까지 걸린 시간

클롭 감독은 약 5년 전인 지난 2015-2016시즌 중반 리버풀 벤치에 앉았다. 2010년대 초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영광의 자리에 올려놨던 클롭 감독은 직전 시즌 팀 성적이 떨어지자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온 상태였다.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고 반등을 원하던 리버풀과 결국 손을 잡았다.

클롭의 색이 리버풀에 입혀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클롭 감독의 장기인 '게겐 프레싱'은 왕성한 활동량과 역습 속도를 요하는 전술이었다. 클롭 감독은 이를 위해 선수들을 천천히 전술에 적응시키는 한편 이적시장에서 보다 자신의 전술을 잘 구현해낼 수 있는 선수들을 찾아나섰다. 현재까지 팀의 주축으로 활약 중인 공격수 사디오 마네와 모하메드 살라, 미드필더 조르지오 바이날둠과 파비뉴,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와 앤드류 로버트슨,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 등이 클롭 감독 부임 이후 영입된 자원들이다.

차근차근 팀을 변화시키던 클롭 감독은 지난 시즌 누구도 예상 못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어냈다. 파리 생제르망(프랑스), SSC나폴리(이탈리아)가 포함된 죽음의 조를 통과한 리버풀은 16강에 독일 강호 바이에른 뮌헨을 잡아낸 데 이어 4강에서는 FC 바르셀로나(스페인)에게 정말 극적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역전극을 일궈냈다. 원정 1차전에서 0-3으로 패했던 리버풀이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4-0으로 합산 스코어를 뒤집은 게 백미였다. 리버풀은 내친 김에 결승에서 토트넘까지 2-0으로 잡아내며 10여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복귀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어낸 리버풀은 이번 시즌 작정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내달렸다. 지난 3월1일 왓포드에게 0-3으로 패하기 전까지 27경기 무패 행진을 기록하며 2위 맨시티를 일찌감치 따돌렸다. 리버풀은 코로나19 공백기 이후에도 여전한 페이스를 과시하며 결국 정상에 올랐다. 클롭의 호언장담은 결국 지켜졌다.

7 - 리버풀이 우승 확정 당시 남겨놓은 리그 경기 수

리버풀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경기에서 맨시티가 1-2로 패함에 따라 자동적으로 우승이 확정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리버풀(승점 86점)은 2위 맨시티(승점 63점)에 23점 차 앞선 1위를 지켰다. 맨시티는 첼시와의 경기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일말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맨시티가 패하면서 리버풀은 7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23점 차를 유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통계전문 매체 '옵타'에 따르면 리버풀은 이번 시즌을 통해 역대 가장 빠른 시기에 리그 우승을 결정지은 팀으로 남게 됐다. 기존까지는 맨유(1907-1908, 2000-2001) 에버튼(1984-1985) 맨시티(2017-2018)가 5경기씩으로 공동 1위에 올라있었다. 리버풀은 압도적인 전력으로 이를 2경기나 앞당기며 '역대급 팀'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행보를 보였다.

19 - 리버풀의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 횟수

2019-2020시즌 1위를 확정지으며 리버풀은 역대 잉글랜드 1부리그 최다 우승 기록까지 단 1경기 만을 남겨놓았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전까지 18회의 우승으로 해당 부문 압도적 1위였던 리버풀은 맨유가 치고 올라오면서 순위를 역전당했다. 맨유는 2008-2009시즌 리버풀을 따라잡았고 2010-2011시즌 추월에 성공했다. 퍼거슨 전 감독의 은퇴 직전 시즌인 2012-2013시즌 한 차례 더 우승을 추가하며 리버풀과의 격차를 넉넉히 벌렸다.

리버풀에게도 기회가 없던 건 아니다. 2008-2009시즌에는 유명한 스티븐 제라드와 페르난도 토레스의 '제-토 라인'을 앞세웠으나 준우승에 그쳤다. 2013-2014시즌에는 리그 막판까지 1위를 지키고 있다가 제라드의 치명적인 실책 이후 맨시티에게 역전우승을 헌납했다. 이 양상은 지난 시즌 반복됐다.

다행히 우승을 확정지으며 리버풀은 일정 부분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 리버풀은 이제 다음 시즌부터 최대 라이벌이 가지고 있는 1부리그 최다우승 횟수에 도전한다.

153 - '마누라' 라인이 3시즌 동안 기록한?리그골

리버풀의 영광을 말하는 데 '마누라' 라인을 빼놓을 수 없다. 리버풀 최전방 공격수인 마네, 피르미누, 살라의 이름을 국내 팬들이 하나씩 따다가 붙인 이 별칭은 어느덧 강력한 공격 조합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이름이 됐다.

이 세 선수가 리버풀에 완전체로 모인 시점은 지난 2017-2018시즌이었다. 피르미누가 클롭 감독 부임 전인 2015년 여름 가장 먼저 영입됐다. 이듬해 사우스햄튼에서 뛰던 마네가 이적했고 또다시 1년 뒤에는 살라가 합류했다. 세 선수를 영입하는 데 들어간 이적료만 9990만파운드(한화 약 1490억원)에 달한다. 이적 당시에는 과잉 지출이라는 비난도 일었으나 이들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이를 깨버렸다.

마누라 라인이 결성된 뒤 세 선수가 현재까지 기록한 프리미어리그 골 수는 153골에 달한다. 첫 시즌이더 2017-2018시즌 살라가 무려 32골을 폭격하며 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마네(10골)와 피르미누(15골)도 모두 두자릿수 골을 기록했다.

살라는 이어진 시즌에도 22골을 터트리며 2년 연속 득점왕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마네도 마찬가지로 22골을 넣어 공동 득점왕(여기에 아스날의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까지)에 등극했다. 피르미누까지 12골을 기록하며 세 선수는 2년 연속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31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가장 앞서있는 선수는 역시 살라다. 살라는 17골을 넣어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 19골) 오바메양(17골),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시티, 16골) 등과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다. 15골을 넣은 마네도 득점 순위 반등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8골을 넣은 피르미누 역시 세 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에 도전한다.

안경달 기자 gunners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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